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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말아요 그대, 이제 ‘꽃길’만 걸어요

기사승인 2020.10.02  05: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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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꽃무릇 만개한 광주 문흥동 ‘문화소통길’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에 있는 ‘문화소통길’에 가을의 전령사, 꽃무릇이 활짝 폈다

불과 한 달 만입니다. 마치 편집된 화면처럼 풍경이 확 바뀌었습니다. 지난여름 온통 보랏빛으로 넘실 대던 맥문동 꽃길이 이번엔 레드 카펫을 깔아 놓은 듯 붉은 꽃길로 변했습니다.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에 있는 ‘문화소통길’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는 주인공은 통칭 상사화(相思花)로 불리는 ‘꽃무릇’입니다.

천·지·인 문화소통길은 광주광역시 북구 문화동에서 오치동 까지 이어지는 길로 연장 4.2km 구간이다

9월 중순에 피어 10월 초까지 화려한 모습을 유지하는 꽃무릇은 입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다

꽃무릇은 중국 양자강 유역이 원산지로 일본을 통하여 우리나라로 들어왔습니다. 수선화과의 알뿌리 여러해살이 식물로 ‘바위틈의 마늘’과 같다 하여 ‘석산(石蒜)’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꽃은 보통의 식물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식물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봄과 여름에는 흔적 조차 없다가 날씨가 서늘해지는 초가을이 되면 땅속에서 마늘종과 흡사한 길고 가느다란 푸른 꽃대를 쑥 밀어 올려서 마치 우산을 펼치듯 붉은 꽃을 피웁니다.

가냘프면서 화려한 붉은 꽃이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갈색 줄기와도 잘 어울린다

꽃이 지고 난 다음에는 난초와 흡사한 푸른 잎이 돋아납니다.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다가 여느 꽃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봄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한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의 꽃이라 합니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날 땐 꽃이 지는 꽃무릇. 서로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도 못 만나는 꽃과 잎을 가진 꽃무릇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 ‘슬픈 추억’입니다.

수술은 마치 붉은 속눈썹을 길게 치켜들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 19라는 미증유의 역병이 창궐하여 모든 일상이 멈춰버린 하 수상한 세월입니다. 연초에 시작된 재난은 언제 끝날 런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추석이 가까워 오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선뜻 만나지 못하는 가족·친지·친구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초가을 붉게 물든 꽃무릇을 보며 지친 일상을 잠시라도 달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걱정 말아요 그대! 이제부터는 꽃길만 걸을 겁니다.

걱정 말아요 그대! 이제부터는 꽃길만 걸을 겁니다

임영열 기자 youngim1473@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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