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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가을이 오는 소리

기사승인 2019.09.02  18: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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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 울음 멀어지고, 구름 높은 가을 하늘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처서가 자나자 손에 잡힐듯 파란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꽃잎이 피는 소리 꽃잎이 지는 소리/ 가로수의 나뭇잎은 무성해도/ 우리들의 마음엔 낙엽은 지고/ 쓸쓸한 거리를 지나노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디바, ‘패티 김’의 노래처럼 가로수의 나뭇잎은 무성 하지만, 나무들은 진한 녹색을 점점 퇴색시키며 여름을 떠나보내고 있습니다. 태양을 마주 보며 ‘붉음’을 자랑했던 배롱나무도 진홍색 꽃비를 내리며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 있습니다.

가로수의 나뭇잎들은 녹색을 퇴색 시키며 성글어 지고 있습니다

올여름은 작년 여름에 비하면 무던했습니다. 더위는 그럭저럭 견딜만했고, 몇 차례의 태풍은 한반도를 비켜 지나갔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반복됐던 물난리도 겪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의 경제 침략으로 잠 못 드는 여름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처서(處暑)가 지나자 풍경이 바뀌었습니다. 화려한 색깔과 향기를 자랑하던 여름 꽃들은 하나둘씩 꼬리를 감추고 그 빈자리에 수수하고 얼굴 작은 가을의 풀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피고 지는 꽃들의 임무 교대로 산과 들이 부산합니다.

얼굴 작은 참취꽃이 방가 방가 하며 산행객을 반깁니다
며느리의 슬픈 사연이 담긴 며느리 밥풀꽃도 하얀 쌀밥 두 알을 입에 물고 피었습니다

며칠동안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오더니 여름이 씻겨 내려갔습니다. 우렁차던 매미 울음소리 뚝 그치고 여름 내내 물어뜯으며 사람들을 괴롭히던 모기들도 입이 비뚤어지고 말았습니다. 어스름 초저녁에 귀 기울이면 찌르르 찌르르··· 온갖 풀벌레 소리가 정겹고, 새벽녘에 눈뜨면 까실 까실한 홑이불의 감촉에 기분이 좋아지는 요즘입니다. 여기저기서 동시 다발로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름을 견딘 고추가 참 곱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 했습니다"
머잖아 따스한 남국의 가을 햇볕이 초록으로 가득한 들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오곡백과를 여물게 할 것입니다

머잖아 따스한 남국의 가을 햇볕이 초록으로 가득한 들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오곡백과를 여물게 할 것입니다. 어느덧 여름의 강은 가을을 향해 흐르고 있습니다. ‘벼 익은 논에 해지는 모습도 그렇고 강가에 풀색도 참 고운’ 초가을입니다. 올가을에는 '을'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섬진강가에 사는 김용택 시인의 시 한 편으로 행복한 가을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산아래

동네가 참 좋습니다

벼 익은 논에 해 지는 모습도 그렇고

강가에 풀색도 참 곱습니다

나는 지금 해가 지는 초가을

소슬바람 부는 산아래 서 있답니다

산 아래에서 산 보며

두 손 편하게 내려놓으니

맘이 이리 소슬하네요 초가을에는 지는 햇살들이 발광하는 서쪽이

좋습니다  (김용택의 시 초가을 2)

아직은 이르지만 무등산에도 억새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9월 중순이 되면 무등산 억새도 만개할 것입니다

임영열 기자 youngim1473@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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