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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립학교, ‘한국의 서원’ 세계문화유산됐다

기사승인 2019.07.08  09: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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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서원의 효시, 소수서원을 포함한 9개 서원···“탁월한 보편적 가치 인정”

지난 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 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자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 문화재청

지난해 7월 한국 불교 1000년의 유산, ‘한국의 산사’ 7곳의 사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데 이어 올 7월에는 한국 유교 문화 500년의 결정체,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6. 30 ~7. 10)는 현지 시각으로 7월 6일 오후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5년에 처음으로 등재된 석굴암·불국사·해인사 장경판전·종묘를 포함해 14개소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닌 각국의 부동산 유산이 등재되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문화와 자연의 가치를 담고 있는 ‘복합유산’으로 나뉜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14곳의 세계유산 중에서 2007년에 지정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자연유산에 속하고 나머지는 모두 문화유산이며 복합유산으로 지정된 곳은 아직 없다.

이번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16세기 중반에서 17세기까지 건립된 조선시대 사립 중등 교육기관이다.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총 9개로 구성된 유산으로,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성리학을 바탕으로 설립 운영되는 조선시대의 중등 교육은 국립으로 운영되는 ‘향교(鄕校)’와 사설 교육기관인 ‘서원(書院)’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국립으로 운영되는 향교는 법령에 의해 전국의 부·목·군·현에 각 1개교로 운영되었다. 지금도 향교가 남아 있는 고장이 많다.

'한국의 서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서원의 유사들 ⓒ문화재청

서원은 조선시대 지방의 명망 있는 인사들이 유교의 이념을 전파하고 교육할 목적으로 세운 사설 교육기관이다.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서 향교의 기능이 약화되자 서원이 향교를 대신하여 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16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세워지기 시작한 초기의 서원은 ‘선현들의 제향과 후학을 양성한다’는 설립 취지에 충실하였으나, 점차 공고육을 무력화시키고 당쟁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폐단이 나타나게 된다.

급기야 구 한말 흥선대원군은 전국적으로 약 680 여개에 달하는 서원중에서 사액을 받은 47개의 서원만 남기고 모두 철폐하게 된다. 남아있던 서원중에서 9곳이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9개의 서원에 대해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한국의 서원’ 9곳을 건립 연대 순으로 간단히 소개한다.

경북 영주 소수서원 , 사적 제55호 ⓒ문화재청

① 한국 서원의 효시, 소수서원(紹修書院)

경북 영주에 있는 대한민국 사적 제55호 소수서원은 1543년(중종 38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사액 서원이다. 조선 중기 문신, 주세붕(1495~ 1554)이 풍기군수로 부임하여 유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했다. 훗날 퇴계 이황의 건의로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현판을 하사 받는다. 보물 제59호 ‘숙수사지당간지주’와 ·국보 제111호 ‘회헌영정’이 보관되어 있다. 성리학을 도입한 고려 말기 문신 안향(1243~1306)을 배향하고 있다.

경남 함양 남계서원, 사적 제499호 ⓒ 문화재청

②지역 유림들에 의해 세워진 최초의 서원, 남계서원(藍溪書院)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은 1552년(명종 7년)에 함양 지역 사람들에 의해 세워진 최초의 서원이다. 1566년(명종 21)에 ‘남계(藍溪)’라는 사액 현판을 받았다. 사적 제499호로 지정되었으며 정유재란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광해군 때 다시 지었다. 조선 전기 사림파의 대표적 인물 정여창(1450~1504)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경북 경주 옥산서원, 사적 제154호 ⓒ 문화재청

③경주부윤 이제민이 지방 유림의 뜻에 따라 건립한 옥산서원(玉山書院)

경북 경주에 있는 옥산 서원은 1573년 (선조 6년)에 경주부윤 이제민이 지방 유림들의 뜻을 모아서 건립했다. 사적 제154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의 옥산서원 편액은 추사 김정희가 썼다. 보물 제525호 김부식의〈삼국사기〉완본 9책이 보관되어 있다. 조선 성리학 정립에 선구적 역할을 한 이언적(1491~1553)을 배향하고 있다.

경북 안동 도산서원, 사적 제170호 ⓒ 문화재청

④우리나라 성리학의 본향, 도산서원(陶山書院)

경북 안동의 도산 서원은 서당과 이를 포함한 서원으로 구분된다. 도산 서당은 퇴계 이황이 거처하면서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고 도산서원은 퇴계 사후, 1574년(선조 7년)에 건립되어 추증되었다. 사적 제170호로 지정되었고, 우리나라 성리학의 본향이다. 서원의 강당 ‘전교당’과 퇴계 이황의 위패가 봉안된 ‘상덕사’가 보물 제210호 와 211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남 장성 필암서원, 사적 제242호 ⓒ 문화재청

⑤호남 선비의 자부심, 하서 김인후의 필암서원(筆巖書院)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은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된 서원이 전라도 서남부 지역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1590년(선조 23)에 전남 장성 출신 성리학자 해동 18현 중의 한 사람, 하서 김인후(1519~1560)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정유재란 때 소실되었다가 1624년(인조 4)에 복원되었다. 사적 제242호로 지정되었으며 서원에 소장된 문서들은 보물 제587호로 일괄 지정되었다.

대구 달성 도동서원, 사적 제488호 ⓒ 문화재청

⑥조선 5현(五賢)으로 문묘에 종사된 김굉필을 향사한 도동서원(道東書院)

경사지를 활용한 서원의 건축 배치가 탁월한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은 조선 5현 중 한 사람인 한원당 김굉필의 학문을 추모하기 위해 1605년(선조 38)에 지방의 유림들에 의해 창립되었다. 사적 제488호로 지정된 도동서원의 ‘강당사당부장원’은 보물 제350호다.

경북 안동 병산서원, 사적 제260호 ⓒ 문화재청

⑦징비록(懲毖錄)의 저자, 서애 류성룡의 병산서원(屛山書院)

1613년(광해군 5)에 창건된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은 고려 말기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을 서애 류성룡이 현재의 장소로 옮겨왔다. 병산서원은 단순한 교육의 기능뿐만 아니라, 만인소 등 유림들의 토론장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많은 사람들과 토론할 수 있는 ‘만대루’는 주변의 자연 공간과 탁월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향 공간인 존덕사에는 서애 류성룡과 그의 아들 류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사적 제260호다.

전북 정읍 무성서원, 사적 제166호 ⓒ 문화재청

⑧신라 말 비운의 천재, 고운 최치원을 배향하고 있는 무성서원(武城書院)

고려말기 전라북도 정읍의 유림들이 신라 말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한 비운의 천재, 최치원(857~?)을 추모하기 위해 태산사를 지었다. 1615년(광해군 7)에 정읍의 선비들이 서원을 짓고 80여 년이 지난 1696년에 사액을 받았다. 1968년 사적 제166호로 지정되었다.

충남 논산 돈암서원, 사적 제383호 ⓒ 문화재청

⑨조선 중기 사계 김장생의 예학이 깃들어 있는 곳, 돈암서원(遯巖書院)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예학의 대가인 사계 김장생 (1548∼1631)의 덕을 기리기 위해 1634년(인조 12) 사계의 제자를 비롯한 지역 유생들이 건립했다. 조선 현종이 즉위하면서 ‘돈암(遯巖)'이라는 현판을 내려주며 사액서원이 됐다. 사적 제383호로 지정되었고 유생들을 가르치던 강당, 보물 제1569호 ‘응도당’이 있다.

임영열 기자 youngim14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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