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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꽃무릇' 너도 그렇다

기사승인 2021.09.16  11: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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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원 꽃무릇 

광주공원 서오층석탑

우렁차던 매미 울음소리 뚝 그치고 구름 높이 걸린 가을 하늘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9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편집된 화면처럼 서둘러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옷장 속 깊숙이 넣어 두었던 긴소매 옷을 꺼내는 건 다시 돌아온 가을에 대한 응답일 테지요.

전대미문의 역병이 창궐하여 계절을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여름의 강은 어느새 가을을 향해 흐르고 있습니다. 한낮의 햇볕은 아직 따가워도 창문 사이로 드나드는 바람결은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자연의 시계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꽃무릇

꽃무릇

도심 속 공원에는 가을의 전령사 붉은 ‘꽃무릇’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제1호 공원으로 지정된 광주공원의 보라색 맥문동 길이 어느새 붉은 꽃무릇 길로 싹 바뀌었습니다.

해마다 9월이 되면 통칭 상사화(相思花)로 불리는 꽃무릇은 맨땅에서 갑자기 길고 푸른 꽃대를 쑥 밀어 올려 우산 펼치듯 붉은 ‘정염(情炎)의 꽃’을 토해 냅니다.

꽃무릇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꽃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난초와 흡사한 진한 녹색 이파리가 자라나 한 겨울 지나 이듬해 봄까지 푸른 시절을 보내다 여름이 되면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한 뿌리에서 나왔지만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한다고 해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는 애틋한 꽃입니다.

추석이 다가와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선뜻 만나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닮아 안타깝지만 붉게 물든 꽃무릇을 보며 지친 일상을 잠시라도 달랠 수 있길 소원합니다.

꽃무릇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전문)

임영열 기자 youngim1473@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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